얼마 전 한 모임에서 지인인 K의 이야기를 듣고 포복절도 한 적이 있다. 그는 이혼해 혼자된 지 3년차 ‘돌싱(돌아온 싱글)’이다. 워낙 여자를 좋아하다보니 이혼 후 재혼전문회사나 주변의 소개로 결혼을 전제로 만나거나 자유롭게 일회성으로 만나온 여자들만 거의 200여 명이란 후문이다. 자의반 타의반 카사노바다. 그의 사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가 종종 툭툭 뱉는 말을 듣고 있노라면 부부사이에 긴장감이란 참 중요한 요소이고 이것이 없어졌을 때 이혼의 빌미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필자가 우스워 넘어갔던 말인즉, ‘이혼한 여자들은 다 가슴이 절벽이다’는 말도 안 되는 무식하고도 용감한 발언이었다. 자기도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었던 데에 여러 문제가 있었겠지만(기본적인 자기반성은 한다) 그동안 만나본 노처녀는 노처녀대로 돌싱은 돌싱대로 그들이 혼자일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있더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 이야기속에서 어떤 논리도 찾아볼 수는 없었다. 이혼녀들이 들으면 칼 맞을 소리고 여성단체에서 들으면 곱게 넘어갈 이야기가 아니라고 욕을 해주었으니 독자들은 부디 이혼녀 비하 어쩌고 라고 성토하시지는 마시기 바란다.

솔직히 남자들의 속내를 적나라하게 들여다 본 듯해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언젠가 50%의 남성은 여성의 큰 가슴을 좋아하지 않고 작고 예쁜 가슴을 선호한다는 설문조사가 있었다. 그러나 그 작고 예쁜 가슴의 주관적인 정도가 도대체 어느 정도인지 묻고 싶을 정도로 남성들의 가슴에 대한 집착은 실로 대단하다. 실제 포르노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지나치게 큰 가슴은 거부감을 가지는 듯하고 그들이 말하는 아담하고 예쁜 가슴이란 그래도 실제 여성들의 평균보다는 볼륨감이 있는 가슴을 말하는 듯하다. 

남성들에게 간혹 가슴성형수술에 대한 견해를 물어보면 쌍꺼풀 수술 정도면 몰라도 가슴성형수술은 절대로 용납하지 못한다는 사람도 있고, 수술 사실은 몰랐으면 좋겠으니 가슴이 너무 작은 사람들은 알아서 미리미리 수술을 해두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또 아내가 가슴수술을 한 후 머리는 냉정하게 거부감을 느끼는데 신기하게도 자신의 똘똘이는 풍만해진 가슴에 바로 벌떡벌떡 반응을 해서 자신도 놀랐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도 봤다. 

‘모든 여성은 보다 큰 페니스를 원한다’는 환상아래 큰 페니스를 갈망하는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풍만한 가슴이 남성에게 중요하다’고 어렴풋이 믿고 있는 여성들에게 K 같은 남성들이 한 번씩 나타나면 확인사살이라도 받은 기분이 된다. 남성이 자신의 성기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다면 여성은 자신의 가슴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부인할 수 없는 섹스 심벌 아니겠는가?
가슴을 크게 보이게 하기 위한 여성들의 노력은 참으로 눈물겹다. 뽕브라의 추억을 안 가져본 여성이 없을 것이다. 데이트 할 때마다 납작한 앞가슴을 속여 왔던 여성이 첫날밤에 옷을 벗을 수 없었다는 일화도 들은 적이 있다. 다이어트를 하면 빠지라는 뱃살은 빠지질 않고 가슴만 작아지니 미치겠다고 고민하는 젊은 친구들도 본다. 아이 하나 낳을 때마다 가슴이 작아지고 쪼글쪼글해져서 도저히 관계할 맛이 안 난다는 여성도 있다. 

바르면 유방을 크게 만든다는 로션이나 크림제제의 소모량도 엄청나고, 가슴을 키우는 특별한 체조도 한다. 최근에는 침을 맞아 가슴을 키운다는 요법도 있다. 호르몬이 들었건 안 들었건 실제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는 크림이라 할지라도 가슴 사이즈를 키우는 데 유효하다고 FDA 승인을 받은 제품이나 간단한 시술은 아무것도 없다. FDA는 봉합된 실리콘겔(액체 실리콘 주입 제외)의 이식만이 가슴을 크게 하는데 유효하다고 승인했다. 

가슴은 키우고 싶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가슴은 풍만해지질 않고, 그렇다고 수술을 결심하자니 수유, 유방암, 수술 후 부작용 등 오만가지 걱정들이 앞선다. 오래전에 한 탤런트가 남자친구의 애무로 수술한 가슴 한쪽이 파열되었다는 루머가 돌지 않았던가. 듣기만 해도 끔찍한 이야기다. 최근 코헤시브젤은 그런 누수와 파손의 고민을 크게 해결한 듯하다. 

서울 강남에 여성비뇨기과를 개원하고서 만난 60대 초반의 P여사는 아직도 바깥어른이랑 일주일에 3~4회의 부부관계를 하고 있고 철저한 자기관리로 몸매나 얼굴이 60대 분 같지 않다. 요사이 성관계 시 분비물이 감소하여 약간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진료를 받고 있는데, 하루는 나이가 드니 가슴이 더 처지고 작아지는데 남편을 위해서 가슴확대술을 해도 되겠냐고 필자에게 물어왔다. 수술을 하는데 60대라는 자신의 나이가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유두의 성감에 혹 손상이 될까봐 망설이고 있다고 하면서. 유륜의 가장자리를 절개하면 유선, 유관 신경에 손상을 줄 위험이 있지만 숙련된 외과의사가 수술을 할 경우에는 유선이나 유두 부근의 감각을 손상시키지 않고 겨드랑이를 통한 수술법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배우는 편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가슴확대수술로 행복해 하는 것도 사실이다. 남자들도 성기확대수술로 남성으로서의 자신감을 회복하겠다는 목적으로 수술을 받으면 대개 수술 결과가 좋다. 이 수술 하나로 발기력이 더 좋아지고 성 능력이 더 좋아져 모든 여성들이 자기에게 넘어오기를 기대하면 수술의 목적과도 맞지 않고 만족도도 떨어진다. 

여성도 마찬가지다. 가슴성형수술로 가슴깊이 파진 드레스나 탑을 뽕브라 없이 멋지게 입고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어서 하는 수술이라면 수술 후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하지만 가슴수술 하나로 우울증에서 벗어나려 하거나 가슴수술을 하여 누군가를 유혹하여 청혼을 받아 내어 결혼을 잘해보겠다거나 외형이 중요한 직장에 취업해보겠다거나 하는 목적이라면 애초에 수술 목표가 잘못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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