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난다고 신종플루? 신우신염 조심하세요”
작년에 가벼운 급성방광염으로 한차례 치료를 받은 적이 있던 K가 일 년 만에 나타나 배뇨 끝에 찌릿하게 통증이 오더니 이틀동안 소변을 자주 보면서 옆구리가 뻐근하고 감기기운도 있어 감기몸살이 시작되나 보다하고 약국에서 ‘화콜’을 사먹었는데 증상이 심해진다며 온몸이 어디 두드려 맞은 것처럼 아프고 열감이 있다고 “혹시 신종플루는 아니겠지요? ” 라고 묻는다. 실제 체온을 측정하니 37도 8부로 고열이 나고 우측복통이 있으나 두드려보아 압통이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무력감에 소화 장애도 있어서 영 찜찜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요검사상 농뇨가 있어 배양검사를 하고 K에게 신우신염이 강력히 의심된다고 설명을 하였다. 그래도 끝까지 “신종플루 검사는 안 해봐도 될까요?” 한다. 아들의 학교가 다음 주까지 휴교라는 말도 덧붙이면서 말이다.

지금 한국은 ‘신종플루’ 뿐만 아니라 ‘신종플루 증후군’으로 들썩이는 것 같다. ‘나도 혹시 신종플루가 아닐까?’ 하는 두려움과 공포심이 사람들을 움츠러 들게 한다. 특히나 9월, 본격적인 환절기를 맞아 신종플루와 비슷한 ‘감기’증상까지 겹쳐 두려움은 더욱 확산되었다. 발열, 기침, 몸살, 코막힘 등 서로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몇 가지 차이가 있다. 신종플루와 감기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37.8~39도가 넘는 발열이 3~4일 지속되거나 심한 몸살, 두통 등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감기는 미열이 있을 뿐이지 그렇게 높은 고열을 동반하지는 않는다. 반면 신종플루는 감기에서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코막힘이나 편도선이 붓는 증상은 잘 나타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에 비해 신우신염은 상당한 고열 및 근육통을 수반하여 혹시나하는 의심을 갖게한다. 하지만, 호흡기 증상인 기침 콧물 목통증을 합병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종플루와 확연히 구별된다. 또 배뇨시 통증이 있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등 방광염 증상이 있은 후 심한 발열과 옆구리 통증이 따른다. 급성 신우신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고열, 오한, 옆구리 통증이다. 그 밖에 무력감이나 구토 등의 전신증상까지 일으킨다. 여성은 방광염 동반 여부를 확인하고 신중하게 치료해야 합병증이 적다. 급성 신우신염은 여성은 방광염과 더불어 잘 발생하며, 남성은 급성 전립선염과 더불어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방광염이나 전립선염이 없어도 감기처럼 증상이 오다가 급성으로 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유아는 식욕 부진과 체중 감소가 주된 증상이다. 소아는 부위가 불명확한 배뇨 통증과 발열만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갈비뼈와 척추와 만나는 부위를 살짝 두드리면 압통이 나타나며, 심하면 균이 전신으로 퍼지는 세균혈증에 걸려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급성 신우신염에 걸리면 신장에 고름집이 생겨 치사율이 매우 높은 ‘신농양’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임신 초기에 감염되면 기형아 출산율이 높아 질 수 있다. 급성 신우신염으로 진단된 여성은 방광염이 동반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방광염을 일으키는 세균이 신우신염도 일으킬 수 있지만, 방광염을 유발한 독소와 신우신염을 일으킨 세균의 독소는 다르므로 방광염을 동반한 신우신염은 치료 기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다.

가장 흔한 균은 장 내 세균인 대장균이다. 간혹 신장결석과 동반되기도 하고, 녹농균, 프로테우스 등 특이 세균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또 피부에 흔히 있는 포도상구균이 혈액을 통해 감염돼 신우신염을 일으킬 수 있으나, 대장균이나 그람 음성균은 방광염을 일으킨 뒤 요관을 통해 역행해 신우신염을 일으키기 쉽다.

급성 신우신염은 대부분 입원 치료를 필요로한다. 하지만 생업에 종사하는 일반직장인들이수술이나 거동을 못하는 질환도 아닌데 입원으로 병가를 내기가 아무리 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하여준다며 휴식을 권해도 “지금쉬면 사직서를 써야 하는데요” 하며 통원치료를 고집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이때 세균의 독소에 의한 패혈증 증상이 있는지 혈액검사를 받아봐야 하며, 방사선검사를 통해 신장 상태와 요로계의 이상 유무도 확인해야 하며, 소변배양검사를 하는 것은 물론 증상이 심한 환자는 혈액 안에서도 세균이 자라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혈액배양점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급성 신우신염을 신속하게 진단 .치료하면 합병증이 적지만 어린이들은 쉽게 만성으로 진행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신장에 영구적인 흉터를 남겨 신장 기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어린이들은 급성 신우신염을 주의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 스트레스나 과로를 피하고, 항문과 질 부위를 깨끗하게 해야 한다. 또 소변을 시원하게 못보고 잔뇨가 남는 사람들은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어린이들은 해부학적 기형에 의해 방광요관 역류가 잘 생긴다. 심하면 수술로 이를 바로 잡아주어야 한다. 급성 신우신염으로 입원하면 침상에서 절대 안정해야 하며,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하루 소변 량이 2L정도 되도록 하면서 항생제를 투여한다. 치료가 끝나고 4~6주 후 다시 소변배양검사를 해서 세균이 없어졌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신우신염은 한번 생겼을 때 치료하면 큰 문제없다. 하지만 자주 재발하면 만성 신질환으로 진행해 자칫 하면 신장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으므로 만성화 되지 않도록 세심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신우신염이 자주 재발되면 꼭 신장, 방광 등의 요로계에 대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급성 신우신염은 방광염보다 회복 기간이 오래 걸리며, 항생제 투여 기간도 길다. 따라서 치료 도중에는 무리한 운동은 피해야 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재발을 막고, 신장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미즈러브여성비뇨기과 전문의 김경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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